동전
작년 재작년 보다 구걸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
관광객들이 많아서일까
구걸인들이
장애를 가진 분들도 있고 비 장애인들도 있고
젊은 사람 나이가든 사람
구걸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사람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쓰레기 통을 뒤저서 먹을거나 캔 음료수 병을
수거해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애기 사진을 품에 앉고 구걸하는 젊은 여자
무릎까지 꿇고 앉아 있는 젊은 남자
아예 고개를 땅에 떨구고 손만 내민 남자
자리를 펴고 반은 누워서 구걸하는 중년 남자
지하철에 단골로 구걸하는 중년 아줌마
소변줄을 매달고 앉아서 구걸하는 남자
학생같이 어린데 손을 내민다
다니다 보면 기억에 남는 구걸인도 있다
여자분인데
아주 아주 멋쟁이 옷도 세련되게 생김새도
고생도 안 해본 여사님처럼 생긴 분
옷도 샬랄라 드레스를 입고 정신도 온전한 것 같은데
세련된 구걸 통을 가지고 구걸을 하고 있다
난 왜 그 구걸 통이 맘에들까
무슨 사연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진다
어떤 이는 강아지와 함께 앉아 있다
강아지가 주인을 잘못 만나 구걸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마음 약한 사람들 강아지를 위해서 동전을 놓고 간다
구걸인이 사람들을 헤치거나 피해를 주는 건
한 번도 보지는 못했다
외출할 때는 항상 동전을 호주머니에 넣어 다닌다
그들을 볼 때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가 가슴을
누른듯한 느낌으로 읽어야 했던 소설이 생각난다
탈북자 이야기
살기 위해서 고향을 떠나온 순간부터 쫓기고 숨어야 하는
범법자 신세가 된 주인공
무국적자 난민으로 신분증하나 없는 불법체류자
일을 할 수없기에 구걸을 했다
살기 위해서 구걸했다는 그 대목이 생각났다
길을 가다 만난 구걸하는 젊은이도
일을 할 수 없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사연이
있지는 않을까
때로는 동전 몇 푼을 넣어 주기는 하지만
많아도 너무 많이 늘어난 그들을
다른 사람들이 모른척하고 지나가듯
나 역시 그렇게 지나가는 일이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