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 여행온 친구를 만나다
설레었다, 기뻤다,
내 친구와 비엔나에서 만남이
남편은 친구 부부가 온다고
하루 휴가를 하겠다고 했다
친구는 단체여행이라 빠질 수가 없어
저녁 먹는 식당에서 얼굴만 잠깐 볼 수 있다고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게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어디야
우린 식당에 일찍 도착했다

호이리게 체험한다는 식당을 카페 같은 곳이라 좀
의아해했지만 친구를 만난다는 그 기쁨이 컸기에
어디면 어때라고 생각했다

맥주 한 잔을 시켜놓고
입구 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한국 관광객 무리가 들어오고
친구부부도 만났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찔끔
그 기쁨은 잠시 저녁식사 후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야 한단다

호이리게 체험 음식이라고 똑같이 음식을 담아 왔다
수프도 있고 빵도 있었고
포도주는 따로 한 병을 시켜서 마시는데
이야기한다고 사진엔 담지 못했다
그렇게 빨리 포도주를 마셔야 될 줄이야
벌써 다른 일행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고
정말 딱 얼굴만 바라본 시간이 주어졌다
빨리빨리 문화가 특히 단체 여행에서는
더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떠나가는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아직 밖에 날씨는 어두워지지도 않았는데

내일이면 내 친구 부부도 내가 남긴 발자국 위를 걸어가겠지~~

스테판성당 마당에 마켓이
지난주부터 열렸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시간을 보냈다






오픈 피아노 연주에 헛헛한 마음 달래보고
박수 치고 배회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일상생활이 식상하다가 짜릿하고
짜릿하다가도 식상한데
친구를 비엔나에서 만난다는 건
아주 짜릿한 사건인데
그 짜릿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서울에서 만나던지
토론토에서 만나던지 또 만나자 약속했으니
우린 분명 또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