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매번 남편보다 늦게 일어난다
자고 있는 날 알람보다 일찍 깨운다
일어나라고 인간 안마기가 되어
애기 쭉쭉이를 해준다
몸을 먼저 깨워야 정신이 따라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밤 동안 뭉친
몸을 풀어주지 않으면
몸 움직이기가 쉽지 않으니~~
양치를 하고 간단 세수를 한다
그리고 흐르는 물에 사과와 딸기 블루베리를 씻는다
사과를 껍질째 먹으라는 나와
껍질은 목에 안 넘어간다는 남편과 실랑이를
버리다 매번 내가 진다
과도를 들고 껍질을 천천히 깎는다
매일 반복해 온 일이었는데
묘하게 조금씩 불편하다
이곳은 내 것이라고는 가방 두 개에 옷가지뿐
모두가 나와 상관없이 사용하고는 두고
떠나야 하는 인생길 같은 곳이다
매일 사용하던 도마와 칼 식기들을
천천히 몸에 다시 익힌다
익숙해질 때쯤이면 온전한 보금자리로
돌아가겠지
돌아갈 때 가더라도
있는 것들과 친하게 지내보자

비엔나 놀이 기구가 어우러진 프라터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