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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날 받아 놓은 아이처럼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
남편은 회사에서 업무가 거의 마무리가 되고
할일없이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도
고통 중에 고통이라고 하소연을 한다
오늘은 퇴직하는 사람
건강 검진을 한다고 아침도 안 먹고 출근
(최근에 생긴 시스템이라고 함)
날씨까지 흐려
더 잘려면 더 자라고 하는데
며칠 남지 않은 출근길 배웅을 한다
출근 후 나는 또 하나의 섬이 되고
섬처럼 혼자였고
섬처럼 외로울 거라고?
혼자여서 외로운 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혼자라서 자유로울 수 있고
혼자라서 충분히 깊어질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7일 후가 되면
어쨌든 혼자의 시간이 줄어든다
삼시세끼 밥을 챙겨야 하고
일일이 손이 가는 남편 뒤를 봐줘야 하고
은퇴는 새로운 시작이니
집안 살림도 하나하나 가르쳐서
둘이 같이 하는 공동생활을 만들어야 한다
혹시나 내가 먼저 떠나도
뭐 하나 할 수 없는 노인이 되어
떠나보냄의 슬픔보다 혼자 남아있는 슬픔이
더 크지 않길 위해서
은퇴 후의 삶을 하나씩 하나씩
가르치고 익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은퇴의 삶이
살짝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은퇴 후의 시간들
하루하루를 잘 보내는 건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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