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일상을 글로 색칠하다

매일 마주하는

마리요셉 2025. 9. 11. 10:05
반응형

2016년 12월
30년 동안
써왔던 가계부 일기장을 미련 없이 버렸다
손에 잡히는 대로 쓰고 방치해 두었던 공책,가계부들
일기도 쓸 때도 안 쓸 때도 중간중간 이가 빠진
동그라미 공책들
이 과거들을 짊어지고 갈 이유를 찾지 못했다
결론은 버리자 미련 없이
사진 한 장 달랑 남겨놓고 버렸다
지금은 그 사진마저도 없지만

이제 그만 흔들리자
흔들릴 때 흔들리기 싫으면 흔들리지 않게 꼭 붙잡아야 하는
뭔가가 있어야 했다
그것이  다시 쓰는 다이어리
2017년부터 시작하는 양지 다이어리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다이어리에 기록이라는 걸 하면서 큰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아니 하루를 살아온 만큼만 기록
그러면 된 거다 잘 사는 거다라고 혼자 정의를 내린다
이런 속도로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기
오늘 내가 하는 일에 마음을 다하기
너무 애쓰지 않기

2017년부터 다이어리의 미니멀이 시작되었다
한 페이지에 하루가 기록되고
일곱 페이지에 일주일이 기록되고
서른 페이지에 한 달이 기록되고
한 권에 일 년이 기록되어
아홉 권째 콤팩트한 나의 일상이 기록되고 있다
한 페이지에 하루가 넘치는 날에는
포스트잇을 사용하기도 해  
조금은 뚱뚱해지기도 하는 다이어리
그러면 어때

블로그에 가끔 등장했던 양지 다이어리
1년 전 오늘은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2년 전 오늘 3년 전 오늘 궁금해
가끔씩 펼쳐보기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돌아오는 계절처럼
매년 매월 매일 같은 삶, 변화 없는 일상
가끔씩 뒤돌아보면 아스라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냥 오늘 이 자리에 머물게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