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일상을 글로 색칠하다

과거의 나를 만나고 싶을때

마리요셉 2026. 4.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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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기를 쓴 지 꽤 오래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 그림일기를 시작해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선생님이 일기장 검사를 했었다
일기를 읽고 선생님의 느낌을 적어주시는 그 문장들이
기대가 되어 일기를 꽤나 정성스럽게 썼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나에게 일기는
매일 아침 마당을 쓰는 노인처럼
사소한 꾸준함의 일상을 일기라는 곳에 묶어놓는다

가끔 지난 일기장을 읽어 볼 때가 있다
다시 읽고 있노라면 시간이 휘리릭 지나가버린다
일기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행복할 때도,
요셉이 고마울 때도, 미울 때도,
누군가의 다정함을 보았을 때도
그리움도, 보고픔도, 추억도, 가족도, 친구도,
시도 때도 없이 내 감정을 토해내는 곳이 그곳이다

읽고 있으면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끼려고 해도
느껴지지 않는 터무니없는 글들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듯 차근차근 써 내려간 글들  
짧은 메모들, 내가 그때는 이런 감정들이었었나
새삼 느껴지는 글들
그땐 그랬었지 고개를 끄덕이는 글들
요셉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 토해냈던 글
마지막 마무리의 글은 나의 반성으로 끝나는
반성문 같은 글들
그런 오래된 일기를 읽고 있으면
먼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일부러 멈추지 않으면 계속 읽게 될 것 같아
일기장을 탁 덮어버린다

소설보다 재미있고 에세이보다 흥미롭다
주인공이 나인데  나의 글을 내가 읽으며 내가 빠져든다
멋들어진 글 솜씨가 있어서가 아니라
과거의 나를 볼 수 있고 현재의 나를 가다듬고
미래의 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끔 지나간 일기를 펼쳐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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