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일상을 글로 색칠하다

지금 나는

마리요셉 2025. 8.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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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퇴직 후 살아갈 작은 집이 있고
어쨌든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고
굶어 죽을 걱정은 없으니 이만하면 된다

명품이 탐 나는 것도 아니고
보석도 탐 나지 않는다
그 무엇도 탐하고 싶지도 않다
돈을 아껴서 집을 살 것도 아니고
공부시킬 애도 없으니 딱히 돈 들어갈 곳은 없다

자식은 공부시켜 짝 만나서 잘 살고 있으니
자식에게 이래라저래라 소리는 안 한다
자식 걱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먼저 전화해서 시시콜콜 물어보는 일도 안 한다
며느리 아들 내외가 일주일에 한 번
페이스톡으로 전화하면
화면이 켜지는 순간 격하게 손 흔들며
환영인사를 하는 것이
우리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이 '내 팔자가 늘어진 최고의 팔자이다'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있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난 가지 않으련다
그 치열하게 산 시간들 다시 한다는 건
흠~~ 아니 아니 사양한다
젊어도 봤으니 늙어도 봐야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얼마나 편안한 것인지
지금은 오롯이 우리 부부만 생각하고
둘이 마음 가는 데로 행동하면 된다
누구도 부럽지도 않고
누구도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이 시기가
나에게는 황금기임을

남과 비교하지 않고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잘 먹고, 잘 자고, 화장실 잘 가고
그럼 되지 않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병만 없으면 괜찮다
노화에서 오는 여러 현상은 나이 듦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성격이 친정엄마를 닮았다
그래서 그런지 걱정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세상살이 누군들 걱정 없는 사람 있으랴
걱정은 하룻밤이면 된다
하루 걱정하고 걱정을 날려 보낸다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

과거의 좋은 기억은 담아두고
나쁜 기억은 멀리한다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
아직 오지 않는 미래 때문에 걱정하며
오늘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건 싫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지나간 오늘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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