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일상을 글로 색칠하다

구름색 하늘색, 그리고 눈사람, 캐나다 독특한 우편함

마리요셉 2026. 2.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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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색과 하늘색을 손바닥으로 펼쳐 놓은 듯한 하늘이다

너무 햇볕이 쨍한 날은 눈에 눈이 반사되어 걷기 힘들고
너무 흐린 날은 기분까지 다운되어 걷기 싫은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톤의 하늘
채도가 높던지 아니면 채도가 낮은 색깔을 좋아했는데
오늘의 어중간한 톤의 하늘색도 좋아지는 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뭐 그런 건가?
아무튼 좋다
공기에서 눈 녹는 냄새가 난다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걸었다
익숙한 이웃동네 산책길
늘 걷던 동네 길인데  오늘따라 더 친근하게 닿아온다

이 녀석 때문일까?
완벽하게 둥근 모양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닿았을 이 눈사람을 보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조금 서둘러 만든 걸까?
아니면 따스한 햇살에 살짝 몸이 녹은 걸까?
반듯하지 않아서 더 눈길이 가고
우리네 모습과 닮아 보여서 한참을 바라본다

봄을 기다리는 겨울이지만 누군가의 작은 마음이
남기고 간 이 흔적 덕분에 혼자 걷지만 혼자가 아닌듯하다

오래된 주택들이 모여있는 골목길을
느릿느릿 걷는다
홀로 걷는 시간이 좋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또 조금 다른 모습의 풍경
아무도 나를 알지 못했고
나도 그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조용히 걸어가는 혼자만의 길

눈 속에 둘러싸인 캐나다의 우편함이 길가에 서있다
과거에는 집집마다 우편배달부가 직접 방문했지만
캐나다 포스트는 인건비와 시간을 줄이기 위해
80년대부터 이런 공동우편함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집집마다 배정된 고유번호와 열쇠가 있어
자기 우편물을 찾아간다
큰 택배가 오면 배달원이 택배함에 물건을 넣고
해당 집 우편함에 택배함 열쇠를 넣어두면
물건을 꺼낸 뒤 열쇠박스에 열쇠를 넣어두면 된다

이렇게 눈이 쌓인 겨울에는 우편물을 가지러 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대부분 퇴근하면서 잠깐 차를 세우고 가지고 가기도 한다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 우편 문화가 편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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