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산책, 저녁식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산책은
빠지지 않는 루틴이다
요셉과 둘이서 항상 걸었는데 이제 오전 산책은 혼자다
챙기지 않아 해방이라고 했는데~
혼자만의 시간이라고 좋아했는데~
아무 말 대잔치 듣지 않아 조용히 걸을 수 있다 생각했는데~
혼자는 심심하고 무료하다
요셉은 혼자 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불안해한다
그래서 항상 같이 다니길 원했다
출장 가서 맛난 음식 혼자 먹으면 무슨 맛이냐며
아무리 좋은 경치를 보고 와서 나에게 이야기를 해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으니 혼자 가는 게 싫단다
부부가 닮아간다더니
나도 요셉을 닮아가는 것 같다
둘이 노는 게 제일 재밌다는 요셉
나 역시 요셉이랑 같이 있는 게 편하고 재밌다
친구이자 남편이자 동반자이다
우리의 환경이 그렇게 만들고 그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대부분 외국살이의 부부가 우리처럼 살아가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집에 가면 할 일이 있지만 잠깐 멈춤
벤치에 앉아서 편히 등을 기대고 어깨에 힘을 뺀 채
편하게 앉아 겨울을 힘들게 견디어낸
나무 끝에서 봄의 흔적을 발견한다
코끝으로 스치는 봄바람이 나를 위로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를 꾸짖는 것 같기도 하고 속삭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느낌은 겨울에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걷다가 약간의 땀을 식히기 위해 앉아 있을 때
이 시즌에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이다
쉬어가는 김에 입도 즐거워라
바나나 하나 꺼내어 한 입 베어 물어 아주 천천히
바나나의 맛을 음미하며 먹는다
입안에서 잘게 부서진 바나나에서
달콤한 바나나 우유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행복한 맛, 추억의 맛,
이 풍경이 주는, 이 맛이 주는 오묘한 힘은
그것을 오래도록 느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오는 것일까?
다시 걸어보는 도나우 강
강물은 여전히 흘러가고 변함이 없어 보이는 이곳에
나는 또 여기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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