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일상을 글로 색칠하다

붙잡고 싶은 가을

마리요셉 2025. 9. 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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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늘 너무 빨리 흘러가버려서
단풍구경 가야지 생각했다가
겨울이 성큼 와 있어
가을은 붙잡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추운 이곳의 가을은 더 그러한 것 같다
찰나의 순간마저 가을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보내면 아까워 못 견딜 것 같은 이 가을

며칠째 날씨가 비가 오락가락 흐리더니
오늘 아침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잠깐 비가 그친 틈
집 앞 공원을 걷는다

아니 벌써 낙엽이 되어 떨어져 있다

누군가 두고 간 먹이를 먹느라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더 가까이 가면 도망갈까 조심조심
줌으로 한 컷

이름 모를 가을 들꽃에 마음이 간다
예쁘다
예쁘게 보면 길가에 작은 들꽃도
참으로 예쁘다
예쁘게 보면 예쁘지 않은 게 없는 듯하다
같은 사물을 마주하면서
그것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하루는 전혀 다른 빛깔을 띄운다

성난 눈으로 본 풍경은 늘 흉하다가도
예쁜 눈으로 바라보면 못난 것조차
제법 아름답게 보이는 법

들꽃이 말한다
카메라 렌즈에 나를 담아
예쁜 눈으로 나를 쳐다보듯
너의 남편도 그렇게 쳐다보라고
일상의 소소한 순간이 곧 스승이 되어
나에게 다가온다

돌아서서 활짝 웃는 남편이 왠지 멋있어 보인다
쪼르륵 달려가 손을 잡고 길을 걷는다
은퇴한 부부의 평범한 일상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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