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페이트톡이 왔다
이제 학기 다 끝나서 홀가분하다고
학생이 선물해 줬다고 와인도 흔들어 보인다
남편은 옆에서 방학이 있어 좋겠다고
한마디 한다
'오늘 저녁은 뭐 먹어요?'
'오늘은 뭐 하고 지냈어요?'
시시콜콜한 얘기로 자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해낸다
선명한 사랑을 느낀다
'엄마 내일 뭐해요'
내일 특별한 일 없다고 했더니
'그럼 디너쇼 티켓 보내 줄 테니 아버지랑 구경 가세요'라고 한다
난 비엔나
아들은 미국 샌프란치스꼬
거리가 있으니 오고 가는 길도 쉽지 않아 자주 페이스톡으로
얼굴 보면서 안부를 묻곤 한다
아들 옆에는 항상 며느리가 있고 수줍게 미소 짓는 며느리가
페이스톡 화면에 들어온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가슴 벅차게 되는 마음
마음을 타고 전해지는 사랑의 기쁨이 오롯이 느껴진다
이것이 부모 자식일 게다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
퇴근하고 좀 일찍 공연 장소로 갔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우리 앞에 나이 많은 노인 부부 몇 쌍이
오픈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아들에게서 이메일로 온 티켓

자리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고 보니 무대를 바라보는 정 중앙에 위치
6명이 한 테이블인데
비엔나거주하는 젊은 부부
시드니에서 온 중년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온 중년 아저씨
이렇게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비엔나 거주 젊은 부부는 남자분이 약간의 장애가 있는 듯
남편을 배려하는 손길 목소리가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행동에
저것이 사랑이구나
저것이 부부 구나 하는 걸 느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 한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밥을 먹고 공연을 같이 보고
약간은 어색하지만 신선한 경험을 시작한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비프 타르타르==>소고기 육회 비슷


환상적인 오케스트라 매혹적인 연주 아름답게 해석된 슈트라우스 작품이 어우러졌다

노래도 있고

관객과의 호흡도 맞추고

메인 코스 바삭하게 튀긴 양파와 부드러운 고기 간이 적당히 베인 감자가 정말 맛있었다

바이올린 연주

디저트 Kaiserschmarrn(오스트리아의 팬케이크, 카이저슈만)
국왕인 프라츠 요제프 1세의 요리사가 팬케이크를 굽다가 실수로 찢어 버렸다한다 그러나 프란츠 요제프 국왕은 찢어진 팬케이크를 매우 좋아했고 이를 "카이저슈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다
이후로 이 디저트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인기를 얻었고 지금은 전 세계에서 즐겨 먹는다고 한다
팬케이크를 작게 찢어서 가루 설탕과 함께 먹는데 과일 잼이나 생크림을 곁들여도 맛있다
어떤 집은 단맛이 많은데 이곳은 너무 달지 않아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디저트 먹는 동안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들과 인사하며
바이올린연주
비엔나는 아주 많은 곳에서 크고 작은 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비엔나에서의 디너쇼는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과
지금의 삶을 조금 더품격 있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게 자리 마련해 준
며느리와 아들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