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달팽이를 만났다
어디를 가는지 부지런히 도 간다
한참을 지켜서 본다
가야 할 길을 모르고 가는 것 같다
길 쪽으로 길 쪽으로
네가 그쪽으로 가면
사람들에게 밟힐 수도 있는데
안돼
달팽이를 집어서 숲 쪽으로 돌렸더니
숲으로 걸어간다
그래 그기가 안전한 곳이야
거기서 행복하게 살렴
이 길을 걷는 모든 이도
오늘 하루 행복하기를
오늘 너에게서 느림의 미학을 배우고 간다
느리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너
껍질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조용히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
속도보다 방향을 가르쳐주는 존재
고맙다 달팽이
